한 사람이 사업 기획과 정산, 조합원 공지, 기관 문의, 홍보까지 맡습니다. 현장에서 좋은 일을 하고 돌아와도 밤에는 보고서를 써야 합니다. 담당자가 바뀌면 그 사람이 알던 업무의 맥락도 함께 사라집니다. 적은 인력으로 여러 역할을 감당하는 작은 협동조합에서 이런 운영 부담은 사업의 지속성을 흔드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협동조합은 AI 전환의 혜택을 가장 크게 누릴 잠재력이 있는 기업 형태 중 하나라고 우리는 주장합니다. 부족한 전문 역량을 보완할 수 있고, 확보한 시간을 조합원과 지역을 위해 사용할 수 있으며, 조합 간 협력으로 전환의 비용과 지식을 나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주장은 협동조합과 모든 기업 형태를 직접 비교해 입증한 순위가 아니라, 중소기업·업무 생산성 연구와 협동조합의 운영 특성을 연결한 담쟁이의 해석입니다. 규모가 크고 전문 인력이 충분한 협동조합에도 같은 조건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 사람의 반복 업무가 줄면 조직 전체에 여력이 생깁니다
대기업에서는 보고서 초안 작성 시간이 줄어도 여러 부서 중 한 업무의 개선일 수 있습니다. 반면 사무국 인력이 적은 조합에서는 그 시간이 조합원 상담, 거래처 대응, 서비스 개선에 쓸 수 있는 중요한 여력이 됩니다. 전체 업무의 병목이 한두 사람에게 모여 있기 때문에, 적절한 업무 하나를 바꾸는 효과가 조직 전체에 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AI가 초안을 빨리 만들었다고 운영이 저절로 효율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검토와 수정에 더 오래 걸리거나 문서를 더 많이 생산하기만 하면 시간은 남지 않습니다. 효율은 초안을 만드는 속도뿐 아니라 확인과 승인까지 포함해 업무를 끝내는 시간으로 측정해야 합니다.
연구는 부족한 역량을 보완할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OECD의 2025년 보고서는 한국을 포함한 7개국 5천여 중소기업을 조사했습니다.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기업 중 65%는 직원의 업무 성과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습니다. 큰 기업과의 경쟁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29%,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26%였습니다. 아래 수치는 기업의 자기보고이며, AI가 그만큼의 매출 증가나 생산성 향상을 인과적으로 일으켰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OECD, Generative AI and the SME Workforce (2025)
자료: OECD 2025, 2024년 말 조사. 분모는 생성형 AI 사용 중소기업이며 협동조합만의 통계가 아닙니다. 막대는 0~100% 기준입니다.
같은 조사에서 AI를 사용하면서 숙련·경험 부족을 겪은 기업 가운데 39%는 AI가 그 부족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답했습니다. 또 5,172명의 고객지원 직원을 분석한 「Generative AI at Work」 연구에서는 시간당 해결한 문의 건수가 평균 15% 늘었고, 효과는 경험과 숙련이 적은 직원에게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특정 고객지원 업무의 결과이며 협동조합 전체의 효과를 예측하는 수치로 쓸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전문 인력을 충분히 갖추기 어려운 조직이 AI의 보완 효과에 주목할 근거는 됩니다. OECD (2025) · Brynjolfsson·Li·Raymond, The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2025)
작은 협동조합의 ‘전문부서 공백’을 줄일 수 있습니다
홍보 담당자를 채용하기 어렵다고 조합의 사업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획 인력이 부족해도 제안서와 활동보고서는 필요합니다. AI는 승인된 자료를 바탕으로 소개문, 제안서 구성, 회의 요약, 자주 묻는 질문의 초안을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외부 전문가의 최종 판단까지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검토할 첫 결과물을 만드는 부담을 낮추는 방식입니다.
| 운영의 제약 | AI로 보완할 일 | 사람에게 돌아갈 여력 |
|---|---|---|
| 회의 뒤 정리가 밀림 | 녹취·메모에서 결정과 할 일 초안 추출 | 이견 확인과 실행 점검 |
| 사업 설명이 담당자마다 다름 | 승인된 소개 자료로 공지·제안 문안 초안 작성 | 기관·조합원 요구에 맞춘 소통 |
| 인수인계 때 경험이 사라짐 | 업무 기록에서 절차·예외·FAQ 초안 정리 | 새 직원의 학습과 현장 지도 |
| 성과보고가 활동 나열로 끝남 | 기록을 분류해 변화와 근거를 구조화 | 자료의 사실 확인과 개선 판단 |
| 반복 문의가 사무국에 집중됨 | 공개·승인 기준에 따라 답변 초안 제안 | 복잡한 사정이 있는 문의의 직접 응대 |
표의 효과는 적용을 설명하는 예시입니다. 의료·돌봄 판단, 세무 신고, 계약 조건처럼 오류의 영향이 큰 일은 적절한 전문 검토와 책임 체계가 필요합니다. 구성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AI가 만든 숫자와 인용을 원본에서 확인하는 기준도 함께 세워야 합니다.
효율적인 운영은 조합원의 참여를 지탱합니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함께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입니다.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은 민주적 조합원 관리, 교육·훈련·정보 제공, 협동조합 간 협동 등을 원칙으로 제시합니다. AI의 활용도 이 원칙에 맞게 설계할 수 있습니다. ICA, Cooperative identity, values & principles
회의자료를 이해하기 쉬운 요약으로 제공하고, 긴 보고서에서 쟁점과 선택지를 정리하면 조합원의 참여 문턱을 낮출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의견을 분류해 공통점과 남은 이견을 보여주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AI 요약이 소수 의견을 지우지 않았는지 원문과 대조해야 합니다. 예산 배분과 조합의 사업 방향을 결정하는 권한은 조합원과 책임 있는 의사결정 기구에 있습니다.
행정을 감당하는 힘이 약해질수록 몇몇 사람에게 정보와 결정이 집중될 수 있습니다. 운영 효율을 높이는 일은 회의자료의 접근성과 결정 기록을 개선하고, 더 많은 조합원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조건을 만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함께 쓰는 전환’이 협동조합의 강점입니다
작은 조합이 각각 교육 자료와 업무 양식, 도구 검토 기준을 처음부터 만들면 비용이 큽니다. 연합회나 지역 네트워크에서 기본 양식, 승인 가능한 프롬프트, 교육과 검토 기준을 공동으로 개발하면 그 부담을 나눌 수 있습니다. 공동 교육 뒤에 각 조합의 사례를 서로 검토하면 한 조합의 시행착오가 다른 조합의 학습 자료가 됩니다.
공동 활용은 모든 데이터를 한곳에 모으는 뜻이 아닙니다. 기본 양식과 학습 내용은 공유하되, 조합원·이용자 개인정보와 계약 자료의 접근 권한은 조합별로 관리해야 합니다. 공유할 지식과 보호할 데이터를 구분하면서 협력할 때, AI 전환은 한 조직의 생산성 개선을 넘어 지역 전체의 운영 역량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전환의 첫 기준은 ‘어떤 시간을 되돌릴 것인가’입니다
먼저 구성원이 힘들어하는 반복 업무 하나를 고르세요. 그 업무의 승인 자료와 책임자를 정하고, AI가 맡을 초안·분류·정리와 사람이 맡을 확인·결정을 나눕니다. 몇 차례 적용한 뒤 초안 작성부터 승인까지 걸린 시간, 수정 횟수, 누락, 구성원의 부담을 비교합니다. 도구 구독료와 교육·검토 비용도 함께 기록해야 합니다.
회의록을 빨리 완성했다면 절약된 시간을 실행 점검에, 문의 응답 부담이 줄었다면 복잡한 사정의 조합원을 만나는 데 사용해 보세요. 확보한 여력이 어디로 갔는지까지 확인하면 AI 활용을 조합의 목적과 연결할 수 있습니다.
기술의 격차가 사회적 가치의 격차가 되지 않도록.
협동조합이 열악한 운영 여건을 견디기 위해 구성원의 헌신에만 기대서는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좋은 일을 계속하려면 그 일을 감당할 운영 역량이 필요합니다. AI 전환은 작은 협동조합이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고, 함께 만든 지식을 함께 사용하며, 사람과 지역에 더 많은 여력을 돌려줄 기회입니다. 협동조합이 AI의 큰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은 바로 이 가능성에 근거합니다. 그 혜택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기술 접근성, 공동 학습, 믿을 수 있는 업무 기준입니다.
OECD 조사는 중소기업의 자기보고, 고객지원 연구는 특정 업무의 생산성 효과를 다룹니다. 협동조합의 AI 효과를 모든 기업 형태와 비교한 연구로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협동조합의 수혜 가능성과 운영 적용은 담쟁이의 분석입니다.
OECD (2025), Generative AI and the SME Workforce · Brynjolfsson·Li·Raymond (2025), Generative AI at Work · ICA, Cooperative identity, values & principles
함께 읽기: 사무국의 반복 업무 5가지 · 협동조합 AX · 기록부터 시작하는 DX
